2026.09.03 (목)

영화관 '배리어 프리' 급물살? 대법원 판결, 업계엔 '첩첩산중'

김미나 기자

대법원이 시각·청각 장애인의 영화 관람 편의 미제공을 '차별'로 규정하며 문화 향유권 보장의 획기적 전환점을 알렸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적자 수렁에 빠진 영화관 업계에는 재정적 압박과 기술 표준, 제도 마련 등 '구조적 과제'라는 거대한 숙제를 던지며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오늘 대법원은 김모씨 등 시각 장애인 2명과 청각 장애인 2명이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을 상대로 낸 차별구제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환송하며 극장가에 충격을 안겼다. 대법원은 영화관이 시각·청각 장애인에게 화면해설과 자막, 그 수신기기 등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를 명백한 차별행위로 판단했다. 특히 2심이 편의 제공 범위를 '좌석 수 300석 이상 상영관에서 전체 상영 횟수의 3%'로 제한한 것에 대해 「사업자의 재정적 부담만을 과도하게 고려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따라 향후 파기환송심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영화관의 편의 제공 범위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어 사회적 약자의 문화 향유권이 한층 두텁게 보장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영화관 업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속된 극심한 재정난 속에서 추가적인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설 및 장비 확충, 그리고 배리어 프리 콘텐츠 제작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영화관들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메가박스중앙은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현재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영화관 '배리어 프리' 급물살? 대법원 판결, 업계엔 '첩첩산중'
[사진=연합뉴스]

업계는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CJ CGV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배급사의 협조, 기술 표준의 정립, 관련 제도적 기반의 마련이 선행되어야 하는 구조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극장은 '폐쇄형 상영방식'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를 화면해설 및 자막이 상시 제공되는 '개방형 상영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콘텐츠 제작사와 극장 모두에게 막대한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덧붙였다.

이에 영화관 업계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대법원 판결의 긍정적 의미를 살리면서도,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호소한다. 민간의 부담을 줄이고 기술 표준을 정립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국가적 역량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요구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보장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재확인했지만, 동시에 극심한 재정난에 허덕이는 영화관 업계가 감당해야 할 막대한 부담과 '구조적 과제' 해결의 복잡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히 법적 판단을 넘어 정부와 민간 기업, 콘텐츠 제작·배급사가 함께 지혜를 모아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사회적 숙제'로 자리 잡았다. 향후 파기환송심 결과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극장 산업의 미래와 장애인 문화 향유권 확대의 실제적인 모습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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